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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딱따구리 [black woodpecker]

사오정버섯 2007. 3. 16. 13:12

까막딱따구리 [black woodpecker] 

딱따구리목 딱따구리과의 조류.
 
학명  Dryocopus martius martius
분류  딱따구리목 딱따구리과
생활방식  나무에 구멍을 뚫어 둥지를 만듦
크기  날개길이 약 25cm
색  검정색(몸), 붉은색(수컷의 두부, 암컷의 후두부)
생식  알을 낳음
서식장소  산지(침엽수림)
분포지역  유럽, 아시아 북부

1973년 4월 12일 천연기념물 제242호로 지정되었다. 날개길이 약 25 cm이다. 온몸은 흑색이며 수컷의 두부와 암컷의 후두부만 붉은색이다. 주로 침엽수림에 살며, 지상에서 먹이를 얻는 일이 많다. 하늘소 등 수피 아래에 사는 벌레를 즐겨 먹는다. 둥지는 큰 나무에 구멍을 크게 뚫고 만든다. 유럽에서 아시아 북부에 걸쳐 분포한다.

 

천연기념물 242호 까막딱따구리

         

 

강원도 춘천시 외곽에 둥지를 튼 천연기념물 242호 까막딱따구리가 이소(離巢.둥지를 떠나는 것)를 앞둔 새끼를 위해 먹이를 물어오자 새끼새들이 두개의 출구로 각각 머리를 내밀어 서로 먹이를 달라고 하고 있다

 


 

                           

 

 

[한겨레] 나무 죽이는 곤충 도려내는 ‘숲의 외과의사’

딱다구리는 다른 조류와 구분되는 매우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끝부분이 정과 같이 생긴 부리로 나무를 강하게 쪼아서 구멍을 파고 그 안에 숨어 있는 곤충을 잡아 먹는다. 머리가 부서질 것 같이 강하게 나무를 쪼아서 구멍을 파는 모습은 어찌 보면 매우 무모하게 보인다. 그러나 다른 조류가 시도하지 못했던 대담한 도전의 성공으로 인해 다른 조류가 이용할 수 없었던 먹이자원을 독차지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독창적으로 먹이 잡는 기술을 발전시킨 딱다구리류는 전세계적으로도 대단히 성공적으로 숲에 적응한 조류의 하나다. 한국에도 7종의 딱다구리가 서식하고 있고 쇠딱다구리와 오색딱다구리는 전국적으로 많은 수가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딱다구리류 중에서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종은 있다. 까막딱다구리가 그 종이다.

산림성 조류 중 대표적 멸종위기종인 까막딱다구리는 몸길이가 45cm 가량으로 딱다구리류 중에서 가장 대형에 속하는 종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온 몸이 검은색으로 다른 딱다구리와 완전히 다른 외모를 갖고 있다. 수컷은 머리 꼭대기가 붉은 색이고, 암컷은 뒷머리에 붉은 색의 작은 점이 있어 단순한 검은 색에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조류는 숲의 건강을 지키고 숲 생태계가 균형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식물이 곤충에 의해 피해를 받을 때 살충제를 뿌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접근방식은 식물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도움을 주는 곤충까지 대량으로 죽일 수도 있다. 살충제의 부작용이 숲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조류다.

숲에 사는 조류는 번식기에 주로 곤충을 잡아 먹는다. 조류는 식물에게 피해를 주는 곤충이 크게 번성할 경우 이들의 밀도를 적절히 감소시켜 숲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또한 어떤 조류도 곤충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진 않는다. 모두가 서로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까막딱다구리는 숲의 외과의사다. 나무 속에 파고 들어가 피해를 주는 곤충은 조류가 잡아 먹기 어렵지만, 나무를 팔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딱다구리는 나무 속에 숨어 있는 곤충을 잡아 먹을 수 있다. 산길을 걷다가 죽어 있는 나무 줄기가 파헤쳐지고 껍질이 벗겨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흔적은 대부분 딱다구리가 만든 것이다. 나무 속으로 파고 들어간 곤충이 번성하면 그 나무는 병을 앓는다. 이때 딱다구리가 나타나 외과수술을 통해 그 나무에 사는 곤충을 집중적으로 잡아 먹어 나무가 다시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해준다.

까막딱다구리와 같은 대형 딱다구리는 서식을 위해 먹이도 찾을 수 있고 둥지도 만들 수 있는 아름드리 나무가 필요하다. 이런 서식지에 적합하게 진화된 까막딱다구리는 과거 숲이 헐벗었던 시기에 크게 감소하였다. 서식할 공간을 빼앗긴 까막딱다구리는 한 때 대단히 희귀한 종으로 설악산이나 속리산과 같은 울창한 숲에서만 발견되었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숲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최근에는 자연림을 중심으로 많은 지역에서 까막딱다구리가 발견되고 있다.

까막딱다구리는 번식기가 되면 속이 빈 고사목을 연속적으로 두들겨서 아주 큰 소리를 낸다. 이런 소리 때문에 이들이 서식하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까막딱다구리를 흔히 ‘목탁새’라고도 부른다. 전국 어느 숲에서나 목탁새의 목탁소리를 들을 수 있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다가오는 봄 까막딱다구리가 번식하는 숲을 찾아갈 계획을 세워 본다.

박진영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turnstone@m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