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사진/세계의 나라방

"벼룩의 간도 빼먹는 사람들"-이집트

사오정버섯 2007. 2. 22. 17:41

카이로 시내를 벗어나 변두리 동네로 나가다 보면 이상한 모양의 Monument를 종종 마주치게 된다.

얼핏 보면 흙으로 만든 기념탑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시골 농장 한 곁에 만든 굴뚝같기도 한 이 것들은 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야생 새들의 보금자리인데 유심히 살펴보면 카이로 시내에서도 심심챦게 눈에 띈다.

보통 새들은 나무에 둥지를 틀지만 나일강을 벗어난 변두리에는 나무들이 그렇게 무성하지 않아서 참새나 비둘기 같은 야생 새들이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농부들이 야생 새들을 위해 멋진 집을 만들어 주었다니 참 인정스럽고 낭만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흙으로 스머피집처럼 만들어 구멍을 여러 개 뚫어 놓으면 집없는 새들이 얼씨구나 하고 한 마리 두 마리 몰려들어 그 안에 둥지를 틀고 살면서 알도 낳고 새끼를 쳐서 무리가 점차 늘어 나는데 이들이 만들어내는 배설물은 자연적으로 밑에 쌓여서 농부들의 좋은 비료가 되고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새 요리가 생각나면 몇 마리 후려 잡아서 구워 먹기도 하고 또 돈이 궁하면 잡아서 한 마리에 몇 백원씩 받고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 것들이 새들을 생각해서 만든 낭만적인 집이 아니고 새들로부터 이득을 얻기 위하여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덫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그 농부들이 인정많고 지혜롭다는 생각보다는 과연 벼룩의 간도 빼먹는 이집션답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첨부이미지 첨부이미지 첨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