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제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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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wer Of Love - Celine Dion
푸르메리아
-------백수-----
힘들다....ㅠ.ㅠ
놀다가 갑자기 두가지 일을 하려니까
솔직히 전나 힘들다.
첨 일주일은 그나마 가게에 손님이 별루 없어서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얘가 가면 갈수록
손님을 끌어 모으니까 점점 바빠졌다.
진짜 목숨 내 걸고 하는 애 같았다.
일단 서비스 안주를 미친 듯이 내줬다.
첨 한 두달은 까질생각 한댄다.
월급 제대로 못 받을 각오 하랜다...-.-
걍 차비 정도만 준댄다.
시작은 까페 였지만 갈수록 호프 집이 되어 가고 있었다.
암튼 그럭저럭 손님은 들었지만 현재로서는 솔직히 인건비
나오는 것도 빠듯했다.
어쨌건 바쁘니까 별 고민이 없어서 좋았다.
아니 하나 있다.
얘가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신기한 요리방법을 배워가지곤
꼭 나를 실험대상으로 삼는다.
기양 보통 안주로 하지, 꼭 치즈 같은거 잔뜩 들어간
느끼한 걸 먹어보라고 난리다.
맛 있다고 그러면 거짓말하지 말라며 그럼 다 먹으란다...-.-
별루라고 그러면 한 대씩 걷어 차고...ㅠ.ㅠ
그문 어쩌라구....ㅜ.ㅜ
트리쵸스
-------백조-----
아직 돈은 크게 안 벌리지만 만족한다.
첨 소문 내는데는 그의 힘이 컸다.
선후배를 비롯한 동문들에다가 교수님들까지 모시고 왔다.
그런데 이 바보가 늘 돈 받을 때면 미안해 갖곤 우물쭈물 한다.
그래서 내가 잽싸게 다른 일을 시키곤 늘 계산을 받는다.
모 그럴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하여간......인간이....
며칠 전에는 그렇게 오지 말라고 말려도
엄마 아빠가 다녀갔다.
아무래도 처녀가 장사를 한다니까 마음이 안 놓였나 보다.
다행히 와보곤 대학가이고 건전해 보여서인지 별 말씀은
없으셨다.
근데 그 인간을 보곤 저 어리버리한 애는 누구냐고
불안해 보이는 눈치로 물으신다....-.-
물론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이라고 구라를 쳤다.
학생치곤 약간 삭으거 같다고 해서
무슨 소리냐고 아직 군대도 안 간 애라고 뻥을 쳤다.
그래도 영 개운치 않은지 마지막으로 남자 조심 하란다.
아무래도 조만간 뽀록 날 거 같다....-.-
미모사
--------백수------
개강이 되니까 엄청 바빠진다.
수강신청이 잘 못 됐다고 찾아오는 애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기양 암거나 듣지.
꼭 공부도 못하는 것들이...
근데 솔직히 나도 엄청 수강변경 많이 했었다...^^;;
첫 시간에 교수님 인상 딱 봐서 답이 안 나올거 같은면
밥 먹듯이 바꾸곤 했다.....-.-a
후배들이 나중엔 나보고 들어야 할 선생님과 안 그런 선생님을
찍어 달라고까지 했으니 사실 할 말 엄다.
다행인건 가게는 그런대로 자리를 잡아 가는 거 같다.
얘가 워낙 싹싹하게 인사도 잘하고 그러니까
동네 분들도 좋아하고 그러신다.
가끔 술먹고 "누나~~ 사랑해요!!" 하는 놈들만
없으면 딱인데...
그치만 핵생들이라 글케 크게 꼬장 피는 녀석들도 거의 없다.
아씨....그러고 보니까 낼이 예비군 훈련이네.
우~~ 군대 다시 가는 느낌이다....ㅠ.ㅠ
몇 시간 안되는 데도 넘 받기 싫어진다.
학교 같으면 별 생각 없이 빠질텐데..
그래도 올해가 마지막이니까 눈 딱 감고 받아야지 모...
그녀에게 내 군복 입은 늠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아니겠어...^-------^V
나비나무
---------백조--------
음.......계산기 두드리다 보면 늘 행복한
상상에 빠진다.
최대한 아끼면서 벌면
1년이면 보증금이랑 권리금은 비슷하게 빠질 것도 같고
그럼 1년만 더하면 좀 큰가게로 옮기고 그후엔
적금도 하나 더들고.....^^
하여간 상상은 돈이 안 들어서 좋다니까...-.-
이 인간이 낼은 예비군 훈련을 간다는데,
물어보니까 올해가 마지막이란다.
그렇게 들으니 인간 나이 엄청 먹은거 같네.
자세히는 몰라도 예비군 끝난 다니까 엄청 아저씨 같네.
요즘 연하를 잡아야 능력있는 여자라는데
내가 넘 싼 값에 팔려가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암튼 군복 입은 모습을 함 보고 싶다.
낼 훈련 끝나면 옷 갈아입지 말고 오라고 신신당부 했다.
하여간 군복 입었는데도 자세 안 나오기만 해 봐라...^^;
에리스리나
-------백수------
아우....지겨워...ㅠ.ㅠ
하여간 8시간이 왜 이렇게 긴거야.
참 이상하다.
왜 군복만 입으면 이렇게 시간이 더디 가는지.
그래도 그녀가 어젯밤에 싸준 김밥이 있어 올해는
행복한 훈련인거 같다...^^
예전엔 훈련 들어와서 "도시락 안 살 사람." 하면
손 드는 남자들을 보면서 솔직히 부러웠었다.
아니 부러운게 아니라
'아~ 그 자식들 유난이네..기양 사 먹고 말지.' 하며 배 아퍼 했다.
근데 올 해는 당당히 내가 손을 들게 됐다...^^
어제 싸 놓은 것이긴 했지만 금방 해준 것 처럼 넘 맛있었다...^^;
철조망 통과를 할 때도 군복 구겨질까봐
엄청 요령피우며 신경썼다.
멋있게 보여야 되자나....-.-
사격 할 때도 집중해서 했다.
잘 쏴서 과녁지를 그녀에게 보여줄려고.
근데 과녁지 교체할 때 보니까 넘 깨끗했다.
"어? 이상하다." 하고 있는데 옆에서 쏜 사람이
"모야? 어케 많이 맞았어?" 하며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다.
아.....씨바.......ㅠ.ㅠ
왜 옆에 과녁에다 쏘고 지X이람....ㅠ.ㅠ
훈련 끝나고 군복에 묻은 먼지 자알 털고..^^
가게로 향했다.
가게가 저 앞에 보이는 순간.......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아버님이 나를 놀란듯이 쳐다보고 계셨다!!!
......나의 군복에 붙어 있는
예비군 마크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계셨다...ㅠ.ㅠ
버들강아지
-------백조-------
아...모하는 거야 빨랑 안오구...
닭도리탕 맛있게 해 놨는데
분위기도 잡을 겸 해서 싸구려지만 포도주도 한 병 사 놨단 말야.^^
어! 저기 군인 아저씨 한 명이 들어온다.
오~~ 폼 좀 나는데..^^
잘 했냐니까 "으응.." 하고 힘없이 대답한다.
아이...정말 왜 그래..
멋있게 경례 한 번 붙이고, 영화처럼 모자는 나한테 씌워줄줄 알았더니.
하긴 이 인간이 그렇지 뭐...-.-
근데 앉아서 밥 먹자니까 젓가락도 안 들고 한숨을 푹푹 쉬고 있다.
아우~~~ 성질나~~~
"왜 그래? 뭐 기분 나쁜일 있어?"
"아니..."
"그럼 뭐? 내가 엊그저께 오빠 친구들한테 한 푼도 안 깎아주고
돈 다 받았다고 그러는 거야?"
"그런거 아냐..."
"그럼 모오오~~~~~~~
아! 알았다. 맨날 화장실 청소만 시킨다고 툴툴 대더니
그것 땜에 삐졌구나? 암튼 쪼잔하긴....^^"
".......가게 앞에서 너희 아버님 만났어."
"...........!!!"
납매 (우리나라에서 가장먼저피는 봄꽃)
-------백수------
"자네, 이리 좀 와보게." 라고 그녀의 아버님이 말씀 하셨다.
뭐라고...뭐라고 이야길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도저히 입이 안 떨어졌다.
나이를 물어보시더니 한참을 "허허~" 하시다가
도대체 어떤 사이냐고 다그치셨다.
바보같이 왜 그랬지 모르겠다.
"그냥 친구" 사이라고 해 버렸다.,,ㅜ.ㅜ
근처 다방으로 잠시 들어가자고 하시더니
깊게 담배를 들이 마시셨다.
한심하게도 아무말도 못하다가
직장이 이 근천데 저녁에 도와 주는 것 뿐이라고 간신히
변명 비슷하게 입을 뗐다.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정말 친구 사이라고 하더라도 다 큰 처녀총각이 그렇게
좁은 공간에서 뭉쳐서 일하는건 안좋아 보인다고 하셨다.
자네는 자네 일에만 충실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그래도 당장 가게로 쳐들어가지 않으시는걸 보니
생각이 깊으신 분 같았다.
당신의 딸에게 집으로 오라는 말씀을 전해 달라고
하시며 가게에 가져다 주시려 했던 듯한
보따리를 전해주시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셨다.
근데 얘는 잠시 놀라는척 하더니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
군복 입은 것 좀 보셨다고 뭐 크게 문제될 게 있냔다.
"너희 아버님 군대 다녀 오셨지?"
"어, 해병대 주임원사로 제대 하셨는데."
".....ㅠ.ㅠ
야아~ 여기 붙은 이게 예비군 마크라는 거야. 군대 제대한
사람들만 다는 거란 말야."
"진짜야아~~~???"
"그래애애~~~ 왜 그때 군대도 안 갔다고 구라는 쳐 가지고..ㅠ.ㅠ"
에리스리나 - 여려종류가 있답니다
-------백조-------
아쒸...ㅠ.ㅠ
딱 걸렸네...
젠장 집에 가서 모라 그러지.
하긴 뭐 언젠가 겪을 일인데..
근데 저 바보는 뭘 걍친구라고 얘길했담.
지가 말을 잘해야 내가 집에 가서 어떻게 좀 해 볼텐데..
아유~~~몰라!!!
일단 한 번 부딪혀 보는 거지 뭐어~~!!
건 그렇구 오늘 장사는 다했네.
아니 오늘 장사가 문제가 아니라 가게 걷어치라 그럼 어쩌지..ㅠ.ㅠ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였다...-.-
엄마는 내가 무슨 인신매매단이라도 팔려 간 것
처럼 호들갑을 떨고 난리다.
"아우~~ 엄마는 좀 가만히 있어!"
"가만히 있으라니, 너 그 남자애랑 사귀니?"
".....어."
"얘가 아주 무서운 애네. 너 혹시 가게만 차린게
아니라 살림까지 차린거 아니니?"
"엄마아아~~~~!!"
"두 사람 다 조용히 안 해애애~~~~~!!!!!!!"
"....................."
역시 울 아빠는 박력있다니까...^^;;
자초지종을 얘기 하란다.
뭐 자초지종 이랄게 있나.
만난지 5개월 쯤 됐고
근처 학교가 직장인데 일 끝나면 가게로 와서 좀 도와주다가
집에 바래다 준다고 그것 뿐 이라고 그랬다.
물론 지금 다니는 직장이 임시직이란 얘긴 쏙 뺐다...^^;
그럼 왜 그동안 얘기 안 했냐고
그리고 그때는 왜 거짓말 했냐고 엄마가 옆에서 껴든다.
"그러니까 지금 얘기하자나아..^------^;;"
"그래도 그렇지" 하며 엄마는 여전히 타박이다..-.-+
"어우~~~ 압빠아아~~~~^^*~~"
아버지가 잠시 생각하시더니 며칠 내로 집에 함 데려오란다.
대신 그 동안엔 가게에 출입시키지 말란다.
별 수 없지...
음...근데 이 인간이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계속...............
에리스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