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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나라’ 우간다 - 박상문의 Photo & Essay

사오정버섯 2008. 1. 27. 18:11
<박상문의 Photo & Essay>
內戰… 가난… AIDS ‘꿈’ 잃은 꿈나무들
‘비극의 나라’ 우간다

박상문기자 moonpark@munhwa.com

 

앞 못보는 할머니와 손자 고아 6명… 에이즈로 사망한 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아가 된 아이들이 앞 못보는 할머니와 함께 침울한 표정으로 집 앞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우간다에는 수많은 고아들이 있으며 그들 중 절반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애처로운 눈망울 웃음과 희망을 잃어버린듯 한 부시아지역 어린이들의 눈망울이 너무나 애처로워 보인다

 

 

 

 


부모없는 형제 부모 없이 동생을 돌보고 있는 부시아 농촌마을의 한 어린이가 무표정한 모습으로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농장이 일터 우간다 동부 부시아마을 어린이들이 소득사업의 일환으로 파인애플 농장에서 일을 배우고 있다.

 


친구같은 빈곤 가난 때문에 맨발로 생활하는 소로티지역 키데톡 마을 아이들 발이 차마 눈을 뜨고 바라볼 수 없을 만큼 비참하다.

 

손님은 반가워 부시아 지역의 어린이들이 한국의 어린이재단 방문단을 맞아 반가운 모습으로 힘차게 달려오고 있다.

 

윈스턴 처칠은 우간다를 ‘아프리카의 진주’라 불렀습니다. 빼어난 자연환경과 함께 다양한 동물들이 서식하는 아름다운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196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이룬 우간다는 반복되는 쿠데타와 내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1986년에 시작된 내전은 무려 20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우간다 내전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벌어진 전쟁에서 3만여명의 사망자와 2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내전의 최대 피해자는 어린이들이었습니다. 반군들에 의해 2만50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납치되었습니다. 불행의 시작은 여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반군들에 끌려간 어린 소년들은 총을 잡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자의반 타의반 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약에 취한 소년들은 곧 이성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가족과 친구들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꿈도 희망도 없었습니다. 고통이외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큰 눈망울로 순하기만 했던 어린이들은 그렇게 서서히 망가져가고 있었습니다.

소녀들에게 있어 내전은 모든 것을 최악의 상황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반군들은 소녀들을 끌고 가 인면수심의 강간을 저질렀습니다. 소녀들은 하나같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해야만 했습니다.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들을 낳았습니다. 이들의 나이는 갓 15세를 넘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차일드 마더(Child Mother)’라는 아주 슬픈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어린 엄마들을 더욱 힘들게 한 것은 에이즈이었습니다. 80~90년대 우간다는 전체 국민의 20%가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돼 세상에서 감염비율이 가장 높은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현재도 국민의 7%가 에이즈에 감염되어 있다고 합니다.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어린이 환자들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오랜 내전은 나라 전체 아이들 중 20%인 80만명의 아이들을 고아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고아들의 절반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절망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간다 정부가 최근 들어 어린이 에이즈 감염자들에게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우간다 동부 부시아 지역의 한 마을에는 앞을 볼 수 없는 에스더 아지암보(80) 할머니가 6명의 손자·손녀들과 함께 찢어지는 아픔을 가슴에 안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할머니에게는 2명의 아들이 있었으나 모두 에이즈로 사망했습니다. 두 아들에게서 낳은 6명의 자녀들은 엄마들이 모두 가출한 뒤 고아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어린이들은 혹시 모를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공포에 웃음을 잃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수도 캄팔라로부터 동북쪽으로 350㎞ 떨어져 있는 소로티 지역의 키데톡 마을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이곳에도 열살 난 지오 프레이가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돼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전국 곳곳에는 이처럼 수많은 어린이들이 질병과 굶주림, 외로움 등으로 모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간다 정부는 지난 2006년 8월29일 반군인 ‘신의 저항군(LRA)과 20년간 지속돼온 내전을 종식시켰습니다. 그러나 내전으로 파탄이 난 우간다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빈곤으로부터의 탈출, 식수 및 위생문제, 에이즈와 관련된 보건의료, 문맹 퇴치를 위한 교육, 어린이와 여성의 폭력으로부터의 해방, 소득증대 사업 등이 그것입니다.

세계 각국의 비정부기구(NGO)단체들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우간다를 다양한 방법으로 돕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재단(www.childfund.or.kr. 회장 김석산 1588-1940)이 우간다 어린이들을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국내의 후원자들을 개발해 우간다 어린이들이 삶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1대1 결연을 맺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우간다 아동들을 위한 희망찬 미래’란 프로젝트를 기독교아동복리회(CCF) 우간다 지부와 함께 계획하면서 하루빨리 내전의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우간다 어린이들의 가슴 속 깊은 곳까지 전달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도 희망과 꿈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하겠습니다.

사진·글 = moonpark@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