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살어요/알면 좋은 상식

건강하게 살려면 마사이족처럼 걸어라

사오정버섯 2007. 7. 20. 17:34
마사이, 올림픽공원을 걷다

 

13일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마사이족(族)인 에마누엘 올레 나리사(26.(左))씨와 카카이안 올레 카르카(25.(右))씨를 만났다.

 

두 사람은 올 3월부터 공원 내 페이퍼테이너 박물관에서 열린 '원시부족, 원시미술전'에 마사이족의 춤과 예술을 보여 주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예술단의 일원이지만 워낙 '마사이 워킹'이 유명하기 때문에 걷기 시범을 보여 달라는 요청도 많이 받는다고 했다.

"마사이족은 100세 넘은 노인들도 정정하게 걸어다닌답니다."

마사이족은 맨발로 모래 위를 걷듯이 발목을 굴리면서 발뒤꿈치에서 중앙, 발 앞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며 걷는다.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기 때문에 충격을 분산할 수 있다.

 

이렇게 걸으면 허리와 발목의 근력이 강화되고 복부와 엉덩이.허벅지의 군살이 빠져 몸매가 좋아진다. 올바른 자세로 충분히 걷는 덕에 당뇨병이나 디스크.고혈압 등 성인병에 걸려 고생하는 이도 드물다.

나리사씨는 "올해 92세인 우리 할아버지는 아직도 활기차게 소떼를 몰고 다니신다"고 자랑했다. 옆에 있던 카르카씨는 "잘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진다"며 "관절염이나 척추질환이라는 말은 한국에 와서 처음 들어봤다"고 거들었다.

 

올바른 걷기 습관은 마사이족에게 건강 외에도 군살 없는 몸매와 큰 키를 선물했다.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5㎝에 달한다. 키가 180㎝ 정도인 나리사씨는 "한국에서 2~3㎏ 정도 체중이 늘어 65㎏이 됐다"며 "이 정도면 우리 부족에서는 뚱뚱한 편"이라며 웃었다.

마사이족의 걷기 습관은 이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땅을 신성시하는 전통 때문에 농사를 짓거나 인위적으로 우물을 파지 않는다. 소를 먹이기 위해 물과 풀 등을 찾아다니면서 몸에 가장 부담 없는 걷기 자세를 체득한 셈이다. 마사이족 아이들은 별도의 걸음걸이 교육을 받지 않아도 자연스레 부모의 걸음걸이를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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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사씨는 "케냐에 있을 때는 하루에 110㎞ 정도 걸었다"며 "발바닥 전체에 몸의 체중을 고르게 싣고 심장박동에 걸음의 리듬을 맞추기 때문에 오래 걸어도 피로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후 6시쯤 공연을 마치는 이들은 경기도 안양의 숙소로 퇴근한 다음 매일 20㎞씩 숙소 주변을 걷거나 뛴다고 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하기 때문이다. 카르카씨는 "길을 몰라서 그렇지 올림픽 공원까지 오는 길만 안다면 걸어서 다녔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들은 "바쁘게 사는 한국 사람들도 땀을 흘리면서 걷는 것이 일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사람은 앉아 있기 위해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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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족=아프리카 케냐의 중앙 고지대에서 탄자니아 중부 평원에 걸쳐 살고 있는 목축민 종족이다. 케냐에 45만 명, 탄자니아에 29만 명 정도가 산다. 대대로 이웃 부족과 영토 경쟁 등에서 최고의 용맹성을 발휘해 왔기 때문에 '검은 대륙의 사자'라 불린다. 농사는 짓지 않으며 소의 생피와 젖.고기를 먹는다. 평균 175㎝에 달하는 큰 키와 고수머리, 단정한 용모에 암갈색 피부가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