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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논란’ 윤봉길 의사 사진 알고보니 31년전 보물지정

사오정버섯 2007. 3. 21. 09:53

‘진위논란’ 윤봉길 의사 사진 알고보니 31년전 보물지정

 

 

 

 

[한겨레] 지난달 진위 논란을 빚으며 일부 국사교과서에서 삭제됐던 윤봉길 의사 사진이 31년 전에 이미 보물로 지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연구가 이순우씨는 20일 “지난 <대한민국 관보>를 살펴보니, 도장·이력서 등 윤봉길 의사의 유품이 지난 1972년 8월18일 보물 568호로 일괄 지정됐고, 4년 뒤인 1976년 5월31일엔 윤 의사의 나머지 유품 18종 31점에 대해 보물 추가 지정이 이뤄지면서 문제의 ‘윤 의사 연행 사진’ 2점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 사진은 1932년 4월29일 ‘훙커우 의거’ 직후 윤 의사가 일본 군경에 연행되는 장면(사진)을 담은 것이다. 당시 관보에 보물로 지정된 사진의 소장자는 윤 의사의 동생인 윤남의라고 명기돼 있으나 그는 3년 전 사망했고, 그의 아들이자 윤 의사의 조카손자격인 윤주(60·월진회 부회장)씨가 사진을 넘겨받아 현재까지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재청 동산문화과 임형진 연구관은 “전혀 몰랐던 내용이어서 놀랐다”며 “70년대와 그 이전 지정된 문화재 목록 재정리가 잘 안 돼있는 탓”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내부 조사를 거쳐 정확한 지정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의 남효응 사무처장은 “연행 사진은 일본 신문에 실렸던 보도사진이어서 현재 원본이 없고 복제본만 있는데도 보물로 지정했다는 것은 진위 여부를 떠나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999년부터 이 사진 속 인물이 윤 의사가 아니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던 강효백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교수는 “우리의 낮은 역사의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참으로 부끄럽고 비참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 의사 추모단체인 월진회의 윤규상 회장은 “유족과 기념 사업회 관계자들 사이에 진작부터 알려져 있던 사실”이라며 “가짜라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이상 지정 해제 논의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전진식 노형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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