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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으로 황금알 낚는다

사오정버섯 2007. 2. 23. 21:24
곤충으로 황금알 낚는다
국내서 대량증식법 찾아내, 멸종위기종 복원 . 농가소득 일석이조

교미를 하고 있는 울도하늘소 한쌍.

경오염과 기상 이변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종의 종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각종 동·식물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많은 학자는 이로 인해 2000년 이후 지구는 ‘종자 전쟁’의 대재앙에 휩싸일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은 이런 추세로 종이 줄어들다간 결국 인간의 씨도 말라 버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현재 179종의 생물이 멸종 또는 멸종 위기에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참에 최근 우리나라에서 멸종 위기에 있는 곤충을 대량증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더구나 대량증식한 곤충을 자원으로 활용하면 ‘큰 돈’이 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농촌진흥청 잠사곤충연구소(소장 임수호)는 최근 울도하늘소, 호랑나비,박각시나방 등 멸종 위기에 처한 곤충을 대량 증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일반인은 하찮게 여길지 모르지만 학계에서는 이번 개발이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울도하늘소 표본을 이용한 가공상품.

울도하늘소 . 호랑나비 . 박각시나방 등이 대상

이번 개발로 천적곤충이나 미생물 농약 개발을 위한 실험곤충의 대량공급 체계를 확립하고 멸종위기종의 현지 복원이 가능하게 됐다. 또 이를 자원으로 활용할 경우 농가 소득원으로도 단단히 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곤충은 지구상의 생물 중 가장 많은 종을 차지하고 있고 생태학적으로는 인류보다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곤충을 무한한 응용 잠재력을 지닌 생물 자원으로 인식, 연구를 계속해왔다. 일본은 2000년대 곤충이용기술의 시장 잠재력이 5조4천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량증식 방법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부존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곤충 대량증식에 관심을 가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인력이나 설비 투자가 적으면서도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고 잠사곤충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 개발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번 개발을 계기로 대량증식법이 대중화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1천억원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잠사곤충연구소 임수호 소장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1백80만종에 달하는 곤충은 인류가 이용 가능한 미개발 생물 자원으로 농업, 생명과학, 의학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의 보고”라고 말했다. 임 소장은 “배추흰나비의 경우 미국에서는 결혼식 때 날려보내는 ‘축복 곤충’으로 쓰이기 때문에 대량증식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며 “천적 곤충이나 미생물 농약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용 곤충도 대량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상품화하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울도하늘소.

유럽에서 실험곤충으로 사용되는 박각시나방.


예로부터 여인의 노리개 호박으로 사용된 광대노린재.

대중화 땐 연간 1천억원대 시장 형성

몇몇 종에 대한 대량증식 기술 개발에도 불구, 우리나라 곤충 이용 산업화는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희귀한 곤충은 현재 어린이의 학습용 수지표본으로 수요가 많지만 공급이 따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에 대량증식이 가능해진 호랑나비는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곤충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부 농촌 지역을 제외하곤 좀체 구경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수가 줄었다. 광대노린재는 청록바탕에 주홍색의 줄이 있는 아름다운 곤충으로 예부터 여인의 노리개용 호박으로 사용되는 정서 곤충이다.

천적곤충이나 미생물 농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험곤충의 수시 대량공급체계가 필요하다. 미국흰불나방, 파밤나방, 담배거세미나방 등은 연구소나 대학에서 수요는 많지만 대량생산에 따른 안정적 공급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왔다.

울도하늘소는 울릉도에서 자생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검은 바탕에 노란점이 있는 예쁜 곤충이다. 현재는 서식지의 파괴로 희귀한 곤충이 됐지만 대량 사육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서식지 복원이 가능하게 됐다.

곤충은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고 하이테크 기술의 발전에 따라 농업은 물론 생명과학, 의학 등에 광범위한 소재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곤충은 기능성 물질이 풍부해 일본에서는 약용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누에를 이용한 시장이 3백억원쯤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량증식 기술은 곤충을 실내에서 대량 사육할 수 있도록 곤충의 생리 상태를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곤충이 살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내 인공 먹이를 개발하는 것도 어려운 과정 중 하나. 잠사곤충연구소의 이번 개발 외에 현재 전북 부안에서 김하곤 씨가 장수풍뎅이 유충을 사육, 약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윤길주 기자|


광대노린재 표본을 이용한 가공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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