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살어요/유머·황당·엽기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제1화)

사오정버섯 2009. 11. 1. 13:15
사오정의 쉼터

백수와 백조의 사랑이야기 (제1화)

새롭게 연재되는 백수 시리즈  입니다.
재미있으면 재미있게 봐주세여. 재미 없음 그냥 봐유!
마음이 울적할때 읽어 보세요~^^*

 

 

 

29

 

--백조----------
오늘 친구가 결혼한다.
비참하다......여자 나이 30.....나만 솔로다.....ㅜ.ㅜ

대학 때 결혼 한 친구는 애까지 끌고 와서 "아줌마한테 인사해야지~~" 했다.


...애만 아니면 한 대 후려 칠 뻔 했다.

친구들이 나 보고 부케를 받으랬다.
이젠 지겹다. 남자도 엄는데....부케가 다 무슨 소용이람...ㅜ.ㅜ

안 받겠다고 했더니 오늘 받기로 한 애가 못 와서 내가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지네들은 다 결혼을 해서 받을 수 없다고 했다.

한참을 티격태격하며 방방 뜨다 결국 내가 받기로 했다.
친구들이 너 성격 거칠어 졌다며 안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그래 나 노처녀에 백조다....어쩔래....ㅜ.ㅜ

 


--백수---------
31살에 백수가 됐다.......ㅜ.ㅜ;;
한숨만 나오는데 주위에 결혼하는 놈들은 왜 그리 많은지....
오늘도 한 놈 간다.

또 사회를 봐야 한다....-.- 젠장 남 결혼 하는데 사회 본 건만 벌써 수십 번이다..
이젠 그러려니 한다.

근데 식장에 들어가기 전 계단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아래쪽에서 여자 몇 명이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서로 부케를 받으라고 미루고 있었는데, 목숨걸고 싸우고 있었다.

뭘 그런걸 가지고 싸우는지 모르겠다.
결국 한 여자가 받기로 했는데 그 여자 목소리가 제일 컸다.

암만봐도 성깔이 더러운거 같았다.....난 저런 여자랑은 절대 결혼하지 말아야지...

어랏, 근데 그 여자가 우리랑 같은 팀이다. 왠지 일진이 안 좋을 거 같다.

 


---백조------------
피로연을 하는데 아까 사회를 봤던 놈이 내 앞에 앉았다.

근데 자꾸 날보고 실실 쪼갠다......꼴에 이쁜건 알아갖구.

아닌가...? 내가 백조 인걸 눈치깠나? 음...요즘 자꾸 소심해 지는 것 같다.

건배를 해도 나랑은 왠지 피하는 거 같다. 이 자식이 내가 논다고 깔보나...

한잔 두잔 먹다보니 술이 좀 올랐다.
이 자식이 자꾸 날 피하는 거 같았다.....술을 먹여서 보내고 싶었다.

꼭 허여멀건게 백수 같이 생겨가지곤....하긴 백수는 아니겠지.

내가 노니까 남도 노는 걸루 보인다....ㅜ.ㅜ

근데, 왜 나랑은 건배 안 하냐고 했더니, 그럼 게임 해서 지는 사람이 마시기로
하잖다. 좋다고 했다. 나도 이나이 먹도록 안 해본 게임이 없다.

속았다......사람 몸에서 <지>자로 끝나는 걸 대자고 했다.

엄지, 검지, 무명지, 중지, 약지 가 우선 나왔다.

배때지, 허벅지, 모가지.......응용해서 손모가지, 발모가지도 나왔다.

내가 할 차례였다. 장고 끝에 "장딴지" 하고 외쳤다.

놈이 씩~ 웃더니 해골바가지란다..

....폭탄주 한 잔 원샷했다.

놈이 다시 귀지 란다.
또 마셨다.....ㅜ.ㅜ

이번엔 피지 란다...


죽이고 싶었다.......3잔 째다.

이젠 없겠지 했는데.....실실 웃더니

코딱지 란다....더러운 놈....
놈은 선수 였다........
연거푸 네 잔을 먹었더니 하늘이 뱅뱅 돌기 시작했다.....

 


--백수-----------
성질도 안 좋은 여자가 술도 더럽게 잘 먹었다.
비장의 기술로 보내 버렸다...^^V

2차 나이트를 가기로 했다.
근데 이 웬수가 엎어져 있더니, 나이트란 소리에 "어~~ 나도 가~"
하며 몸을 일으켰다. 진짜 진상 이였다.

나이트에 가선 시체처럼 잠만 잤다. 폐인 같았다.

나중에 결혼 해도 절대 저런 딸은 낳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했다.

적당할 때 집에 갈려고 했는데, 친구놈이 오늘 지네 집에서 자고

내일 공항까지 운전을 해 달란다.

호텔서 안 자냐니깐 잠깐 눈 붙이는데, 뭐하러 호텔에 가냐고 재수씨가 그런다.

...싫다고 하고 싶었는데 변명거리가 없었다.
백수인거 뻔히 아는데, 바쁘단 핑계를 댈 수가 있어야지...-.-

근데 젠장, 그 시체도 같이 가서 잔댄다.

모 별 수 엄써따. 택시에 태우고 친구 부부와 넷이, 얻어놓은 아파트로 향했다.

아무래도 잘 때 몸조심을 해야 될거 같다.

 


----백조---------------
아웅~~ 새벽에 깼는데 머리가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으니 체력이 떨어지는 거 같다.
몸을 일으키고 보니 내 방이 아니었다. 헉! 여기가 어디지...?

혹시 아까 그 백수같은 놈이 날 어떻게 하려구?

근데 불을 켜고 자세히 보니 낯이 좀 익은 방 이었다.

며칠 전에 친구가 가구 들여 놓는다고 할 때 와 본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어제 쓰러지니까 여기다 끌고 온 것 같다.

하긴.... 집에 가서 엄마한테 욕 먹는 거 보담 낫다.

울 엄만 날 팔아서라도 시집보내고 싶단다. 젠장, 그게 딸한테 할 소린지...

우~~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거실로 나왔다.

헉~~ 근데 이게 모람!! 왠 이상한 놈이 머리는 까치집을 한 채

거실바닥에 뒤집어져 자고 있었다.

아까 그 웬수 놈이였다.
추운건지 술기운이 떨어졌는지 달달 떨고 있었다.

저 놈 땜에 맛이 간걸 생각하니 생각 같아선 똥침이라도 한 대 날리고 싶었다.

두 손을 모았다가.......참았다......내 손에 치질이 옮을지도 모른다는생각이들었
다.

대신 아무렇게나 걷어찬 이불을 덮어 주었다.
이녀석도 잠버릇이 꽤 고약할 거 같았다.

뭐...그런데로 귀여운 면이 있긴 했다. 사실 아무리 봐도 서른 하나로는

보이지않는 동안이었다.

그래도 아까는 넘...얄미웠다.

냉장고를 열어 보았더니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괴로웠다.....하는 수 없이 욕실로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거울 속에서 왠 미친 여자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나를 째리고 있었다.

나였다.....ㅜ.ㅜ

대충 머리를 정리하고 하는 수 없이 수돗물을 틀어 손으로 받아

마시는데 밖에서 똑똑하고 노크를 했다.

"저기요....마실 물 여기 있는데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