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동물·곤충/새·조류

꿩 부부의 헌신적 사랑

사오정버섯 2007. 3. 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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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한몸 바쳐'..꿩 부부의 헌신적 사랑◐
상대방 위해 자기희생 감수..말로만 하는 사랑보다 신뢰가 중요

미디어다음 / 글, 사진 = 최병성 목사
새틀편집 : 돌구름

하늘에서 갑자기 컹컹하는 둔탁한 울음소리와 함께 무거운 몸집의 수꿩이 마당에 날아와 앉았습니다.
허락 없이 남의 집을 찾아온 것이 불안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리저리 주위를 살펴봅니다.
혹시나 눈치를 채고 날아가 버릴까 싶어 숨을 죽이며 귀한 방문객을 바라보는데 이게 웬 횡재랍니까? 잠시 뒤 시꺼먼 물체가 하나가 마당 한구석에 툭 떨어지듯 날아와 앉는 것입니다. 바로 암꿩입니다.
한 쌍의 꿩이 먹이를 찾아 저희 집 마당에 찾아온 것입니다. 마당에 먹이를 뿌려 놓은 덕에 박새와 딱새, 동고비와 작박구리 등과 더불어 이제 꿩까지, 식구가 늘어나 대가족이 되었습니다.
수꿩이 먼저 저희 집을 찾아와 살펴본 후 ‘근무 중 이상 무!’라고 상황 보고를 하자, 숨어있던 암꿩이 안심하고 날아온 것입니다. 수꿩의 안전 보고를 철석같이 믿은 암꿩은 앉자마자 주위를 한번 둘러볼 것 없이 그저 땅바닥을 헤치며 콩을 먹기에 바쁩니다.
그런데 저 수꿩 좀 보십시오. 암꿩이 먹이를 맛있게 먹고 있는 동안 암꿩에게 조금 떨어진 곳에서 고개를 하늘 높이 들고 두 눈을 번뜩이며 두리번거릴 뿐입니다.
아직도 이곳의 안전을 확신하지 못한 듯, 만일에 하나 있을 사태를 대비해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가끔은 한 번씩 사랑스런 암꿩을 흘끔 쳐다보고는 다시 경계를 서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합니다.
맛있게 먹이를 먹고 있는 암꿩을 바라보면 수꿩도 군침이 돌 터인데, 수꿩은 사방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나 찾아 봐라'◐

◐ '숨기의 명수인 꿩이 숨어서 주위를 살피고 있다.

◐'눈 부릅 뜬 보초'◐

◐ '한창 멋을 부린 수꿩이 목을 길게 빼고 눈알을 부라리며 경계중.

◐'적 발견'◐

◐ '뭔가 불안함과 위험을 느낀 수꿩이 일단 몸을 숨기며 주위를 살핀다.

◐'30분 동안 포폭'◐

◐ '이제 슬슬 나도 먹어 볼까?\' 30여 분이 지나 안전이 확인된 후 먹이를 먹는 수꿩.

◐'살신성인'◐

◐ '수꿩은 때로 이렇게 천천히 걸으며 적을 유인, 암꿩을 보호한다.

◐'고마워요, 수꿩'◐

◐ '수꿩을 믿고 열심히 먹이만 찾고 있는 암꿩.

◐'보호색 깃털'◐

◐ '새끼들을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 낙엽과 같은 깃털을 지니고 있는 암꿩.

◐'나도 좀 먹고 살자'◐

◐ '어디에 맛있는 것 없나요?\' 눈이 내리면 먹을 것을 찾기가 힘들어진다.

◐ 도대체 저 녀석이 얼마나 오랫동안 경계를 서는지 시계를 보았습니다.
10분, 20분이 지나고 제가 지루하다 느낄 정도로 30여 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 길고 긴 시간이 흘러서야 수꿩도 이곳의 안전을 확신한 모양입니다. 암꿩 곁으로 다가가 먹이를 먹기 시작합니다.
주위를 둘러볼 필요도 없이 먹이를 먹는 암꿩이 수꿩을 신뢰하는 모습에서, 또 사랑하는 암꿩을 위해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오랜 시간 경계를 서는 수꿩의 헌신적인 모습에서 진한 연인의 사랑을 느껴졌습니다.
암꿩을 지키는 수꿩의 헌신적 사랑을 보며,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저의 모습이 마치 입발림 같은 소리로 여겨져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도 아내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주고 있을까? 아내도 그런 나의 사랑을 확신하고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며 저 수꿩처럼 헌신적으로 사랑하지 못한 내 모습이 떠올라 그저 부끄러울 뿐이었지요.
볼은 빨간 화장을 하고, 머리엔 기름을 바른 듯 광택이 번쩍이고, 목에는 흰색의 머플러를 두르고 그리고 다양한 문양과 화려한 빛깔을 지닌 수꿩의 깃털은 그야말로 온갖 멋을 부린 화려함의 극치입니다.
어떤 사람이 저렇게 화려하고 멋진 옷을 입을 수 있을까요?
아무리 디자인을 잘하고 멋을 낸다 할지라도 수꿩의 옷차림을 따라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꿩에 비해 암꿩의 깃털은 참 초라해 보입니다. 야생동물의 세계와는 달리 사람들은 여성들이 예쁘게 화장을 하고 화려한 옷을 입습니다.
사람과 야생동물과 왜 이런 정반대의 차이가 있을까요?
암컷과 수컷의 깃털이 똑같은 암수 동형인 새들도 있지만, 야생의 세계에서는 보통 수컷은 암컷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 자신이 지닌 온갖 재주를 다해 최대한 몸을 아름답게 치장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암컷의 옷이 보잘것없는 이유는, 알을 낳고 새끼들을 적의 공격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는 최대한 적의 눈에 띄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암꿩은 위장의 수단으로 마치 바닥에 떨어진 낙엽과 똑같아 보이는 깃털을 입고 있습니다. 만약 암꿩이 수꿩처럼 화려한 옷을 입는다면, 새끼들과 자신의 생명을 적에게 ‘날 잡아 잡수’하는 것이겠지요.
아마 암꿩도 수컷 못지않게 예쁜 옷을 입고 멋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린 새끼들을 안전하게 잘 키우기 위해 사치하고픈 마음을 꾹꾹 눌러 참고 있는 것이겠지요.
오늘 헌신적인 사랑으로 우리를 키워주신 이 땅의 위대한 어머니들처럼 말입니다.
요즘 날마다 저희 집 마당에 출근하는 꿩 부부에게서 사랑을 한 수 배우는 중입니다.

◐ '서강 지킴이' 최병성 목사는 강원도 영월군의 서강 가의 외딴집에서 11년째 살고 있다. 영월 동강과 짝을 이룬 천혜의 비경인 서강 유역에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서려 하자 사재를 털어 반대운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청소년 생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글과 사진을 통해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슬이야기'와 '딱새에게 집을 빼앗긴 자의 행복론'이 있다. 홈페이지는 www.greeneart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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