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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보고 신바람을 생각한다

사오정버섯 2007. 2. 25. 23:01
[사진] 나비를 보고 신바람을 생각한다
  정기상(keesan) 기자  [2005-09-01 오후 6:56:02]
▲ 정지 비행
ⓒ2005 정기상
개량된 코스모스 꽃 위로 나비들이 분주하다. 가을 햇볕은 생각보다 훨씬 더 뜨겁다. 물론 가을햇볕이 맹렬해야 오곡백과가 잘 여울 수 있는 줄은 알지만 그렇지만 잠시만 서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로 덥다. 주황색을 자랑하는 꽃을 찾아 쉴 사이 없이 날개짓을 하고 있는 나비들을 보면서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필요한 꿀을 얻기 위함인 줄은 알지만 잠시도 쉬지 않고 이 꽃 저 꽃을 방문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 아름다운 빛깔을 자랑한다.
ⓒ2005 정기상
코스모스 꽃이 피어 있는 곳은 한적한 곳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 산골의 외진 곳이다. 가을이 영글어 가고 있는 이 시간에 여기 관심을 두고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고요와 뜨거운 햇볕만이 작열하고 있다. 바라보는 이 없어도 나비는 분주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조금도 쉬지 않는다. 지켜보는 이가 없어도 한 눈 팔지 않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일이 싫증이 나고 짜증이 날 법도 한데 그런 기색은 조금도 없다.

▲ 환상적인 비행
ⓒ2005 정기상
나비의 활동을 보고 신바람을 생각한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은 즐겁게 할 수 있다. 누구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 일이 지겨운 것이 아니라 신나는 일이니 지겹지 않다. 좋아서 하는 일이니 힘도 들지 않는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니 일의 능률도 오른다.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 나비의 날개 짓은 그것을 말하고 있었다. 날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힘이 넘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 우아한 모습의 나비
ⓒ2005 정기상
나비만큼 현대인도 바쁘다.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나비와 다른 점은 의무로 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비는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어서 활기가 넘쳐나지만 사람은 시켜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 힘이 든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하니 당연히 짜증이 난다. 그것은 고스란히 쌓여서 스트레스가 된다.

▲ 꽃과 나비
ⓒ2005 정기상
하고 싶지 않은데 해야만 하니 하는 일마다 힘이 든다. 능동적인 활동은 찾아볼 수 없고 억지 시늉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틈만 있으면 빠져 나가려 한다. 이런 상황이니 활기가 있을 수 없다. 힘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불만의 마음이 심통을 자극하고 괜한 트집을 잡기 위해 눈을 부릅뜨게 된다. 자연 표정이 굳어지고 말은 퉁명스럽게 될 수밖에 없다. 그 곳에서 웃음을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 랑데뷰
ⓒ2005 정기상
나비가 난다. 날개가 아플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쉬라고 말해보지만 나비는 대꾸도 하지 않는다. 즐거운 일을 왜 하지 말라 하느냐고 항의하고 있다. 일하자고 말한다. 신나게 날자고 권한다. 신바람을 한번 일으켜 보자고 손짓을 한다. 자발적으로 일어서서 열심히 하게 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유혹을 하고 있다.

▲ 꿀빨기
ⓒ2005 정기상
▲ 황홀한 순간
ⓒ2005 정기상
이 글은 오마이뉴스 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