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는 순간, 위대함과 감동이었습니다 | |||
[사진] 순간 포착, 10여년 토굴 굼벵이에서 드디어 해탈하는 매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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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벗어 던진다는 것은 우선 후련하다는 생각과 가뿐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가 입거나 걸치고 있는 것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입고 있는 옷뿐 아니라 체면도 걸치고 있고 명예욕과 권력욕이라는 것도 걸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지만 사랑을 받고 싶은 욕망도 걸치고 있습니다. 분명한 대의도 가지고 있지만 때론 잔머리라고 치부해도 좋을 꼼수와 술수도 걸치고 있습니다.
꿈틀꿈틀 그 움직임은 계속되고 이따금 힘이 드는지 쉼 같은 그런 조용함이 반복되지만 몸 떨림 같은 껍질 벗기는 그치질 않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빠집니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위한 벗음과 탄생의 순간은 그렇게 초조하고 긴 침묵 같은 적막감마저 들게 하였습니다. 매미의 날개가 빠져나오고 보일 듯 말듯 가냘프게 껍질 속에 보호되고 있던 가느다란 다리들도 남김없이 껍질로부터 빠져 나왔습니다. 강산이 한 번쯤 바뀔 그 긴 시간 동안 땅속에서 애벌레와 굼벵이로 생활하며 조금씩 형성하였거나 잠재시켰을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 한 번 울려보고, 창공을 휘젓는 날갯짓 한 번 해 보려고 매미가 껍질을 벗는 해탈의 과정, 탈피라고 하는 고통을 문턱을 넘어선 것입니다. 날이 밝아 햇살이 오르면 그 햇살에 날개 말린 매미는 나무 사이를 오가거나 하늘을 날기도 할 겁니다. 그러면서 우렁차고도 낭랑한 목소리로 탄생과 한여름을 노래할 것입니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암컷에게 사랑을 구걸하는 수컷들이 불러대는 사랑의 세레나데입니다. 10여년 가까이 나무껍질과 땅속에서 생활하다 우화라는 과정을 거쳐 성충인 매미가 되지만 정작 살 수 있는 날은 한 달을 넘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런 매미들이 생태계의 본능, 종족번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매미들이 암매미를 유혹하느라 불러대는 목줄 터지는 구애의 노래입니다.
어머니의 탯줄을 벗으며 탄생이란 감동을 연출하였듯, 걸치고 있는 욕심 한꺼풀 훌훌 벗어 보십시오. 벗어버리는 그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 위대함과 감동을 주게 될지도 모릅니다. |
이 글은 오마이뉴스 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원문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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