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점박이무당벌레는 하얀꽃이 피어나는 '까마종이' 잎사귀를 다 갉아먹었습니다
ⓒ 권용숙
'28점박이무당벌레'가 지나간 자리에는 뼈대만 앙상한 시든 꽃이 남아 있다. 볼 때마다 아기 손톱만한 저 작은 벌레가 과연 다 먹어치운 것인가 하는 의아스러운 생각이 들 정도로 녀석의 기술과 식욕 앞에 두 손 든 지 오래다.
요즘에 한창 물이 오른 28점박이무당벌레를 볼 수 있는데 오늘은 또 다른 녀석이 28점박이무당벌레를 오물오물 먹어 치우고 있었다. 아직 날개도 자라나지 않은 어린 '사마귀'다.
▲ 바로 옆에는 사마귀가 무당벌레를 먹는다.ⓒ 권용숙
늘 자연의 법칙이 그렇지만 "먹고 먹히고" 하는 순간이다. 사마귀는 육식성으로 짝짓기 후 자기 동족까지 잡아먹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바람에 날아갈 듯 길쭉하기만한 어린 사마귀까지 그 딱딱한 무당벌레를 잡아먹는 것을 보고 놀랐다.
마치 어린아이가 양손에 과자를 꼭 쥐고, 오물오물 먹는 것과 같은 모습이라 한편으로 귀엽기도 했다. 대부분 사람이 오면 바로 도망가는 것이 보통인데 그 동안 내가 만난 곤충들은 먹이를 먹고 있을 때는 자기 양을 채울 때까지 도망가지도 않고 눈치만 본다
▲ 28점박이무당벌레야 미안하다
▲ 거의다 먹어갑니다. 점이 박힌 껍질만 아주 조금 남았군요
▲ 엄마가 음식을 남기면 안된다고 했어, 마지막까지 다 먹어야지. 양다리 양쪽 줄기에 딱 지탱하고 식사하는 모습이 비장하기까지 하다
▲ 무당벌레를 다 먹은 사마귀 모습, 아니 이건또 뭐야.." 넌 내 손 안에 있다 아니?"
▲ 긴다리를 뻗어 어슬렁 손등에 올라오더니 수풀 속으로 숨어 들었습니다.
"아, 배부르다. 고거 딱딱하긴 해도 채소를 많이 먹어 부드럽고 고소하단 말야."
어린 사마귀는 식물을 갉아먹던 28점박이무당벌레를 마지막 까만 한 점까지 다 먹어 치웠다.
날이 어두웠던 관계로 초점이 안 맞아 잎사귀 뒤에 손바닥을 펴 초점을 맞추는 데 사마귀가 긴 다리를 쭉 뻗어 내 손에 올라왔다. 손위에 올라온 사마귀를 보니 어릴 때 손등에 난 '사마귀'(표피에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것)를 먹으라고 일부러 사마귀를 잡아 '사마귀' 위에 올려놓던 생각이 났다.
올해는 사마귀를 집중 취재해 볼 생각이다. 사마귀들아 기다려라!
▲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 했나, 이제사 얼굴을 들고 세상을 보다
2006년 7월 13일 촬영 했습니다.
무당벌레
점의 숫자에 따라 칠성무당벌레, 열한점박이무당벌레, 열여섯점박이무당벌레 등 세계적으로 무려 5000종의 무당벌레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무당벌레는 육식 무당벌레로 해충을 먹어 치웁니다.
하지만, 감자와 가지 등 작물에 큰 해를 주는 무당벌레는 28점박이 무당벌레입니다. 당연히 점이 28개나 되고, 이 녀석들은 주로 잎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작물에 해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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