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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됐다는 산삼 속지 마세요

사오정버섯 2007. 2. 2. 17:41
`100년 됐다는 산삼 속지 마세요` [연합]
홍영선 심마니, 산삼감정기법 책 출간

 

한 심마니가 '산삼 감정기법' 책을 출간하면서 우리나라에서 50년 넘은 삼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는 어렵다고 주장, 관심을 끌고 있다.

한서심마니협회 홍영선 대표는 최근 펴낸 책을 통해 "숲이 조성된 지 30년 정도인 곳에서 40년생 산삼이 나올 수 없고 숲을 이루고 있는 소나무의 최고 수령이 50년인 숲에서 절대로 100년 된 산삼이 발견될 수 없다"며 "정부의 산림녹화사업으로 민둥산이 울창해진 지가 30년 가량 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100년 된 산삼이 나왔다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일이 어찌 이리도 자주 일어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홍씨는 이어 "깊은 산에 움막을 짓고 며칠씩 새우잠을 자며 산을 뒤지는 전통 심마니가 점차 사라지고 겨우 30년 남짓한 숲을 헤매는 자칭 심마니들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과연 진짜로 50년 넘은 산삼을 우리가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아쉬워했다.

홍씨는 책에서 전통 심마니들의 방식대로 삼을 천(天)종, 지(地)종, 인(人)종 세가지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인종은 말 그대로 사람에 의해 재배된 삼을 가리킨다.

사람들이 산에서 캤다며 산삼이라고 쉽게 얘기하는 것들도 대부분은 인종삼 씨앗이 동물이나 사람에 의해 산으로 옮겨져 야생 상태에서 자란 '야생삼'이고 이 야생삼이 2대를 지나 최소 3대가 돼야 비로소 지종산삼이라 불린다.

삼의 최고 등급인 천종은 대대로 사람의 손을 전혀 거치지 않은 채 깊은 산 속에서 야생 상태로 자란 삼으로, 최고 67년생 산삼을 캔 20여년 경력의 심마니 홍씨 역시 지금까지 자신이 캔 삼 가운데 천종이 있었다고는 감히 말하지 못한다.

홍씨는 책에서 산삼의 수령을 감정할 때 필수조건으로 ▲뇌두(뿌리와 줄기 사이 마디)의 생김새와 수 ▲횡취(산삼 몸통에 난 가로 줄무늬)의 생김새와 수 ▲미(뿌리)의 발달 및 길이를, 보완조건으로 ▲옥주(뿌리에 붙은 돌기)의 유무와 수 ▲뇌두의 길이 및 턱수(뇌두 중간에 생긴 뿌리)의 유무 ▲자손의 유무 ▲미의 강도를, 참고조건으로 ▲가지 수 ▲열매 수 ▲싹대의 크기 ▲몸통의 크기 ▲잎의 모양 등을 들고 있다.

홍씨는 "얼마 전 이 같은 수령 감정조건을 근거로 내가 볼 때는 45년 가량 됐을 삼이 150년생으로 뻥튀기돼 1억5천만원에 팔렸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이토록 변질된 세상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산삼 감정기법' 책이 삼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가 더이상 산삼을 속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하는 바른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