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구경하기/봄

족두리풀 Asarum sieboldii

사오정버섯 2013. 6. 4. 21:29
사오정의 쉼터

족두리풀 Asarum sieboldii
쥐방울덩굴과 Aristolochi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2013.06.04일 천성산,사오정의 쉼터

사오정의 쉼터

 

 

 

족두리풀 Asarum sieboldii
쥐방울덩굴과 Aristolochi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전국 산지의 나무그늘에서 자란다.

마디가 많은 뿌리줄기는 육질로 매운 맛이 있으며 끝에 2개의 잎이 달린다.

너비가 5~10㎝인 심장형의 잎은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뒷면의 맥에 잔털이 흔히 있다.

잎자루는 길고 자줏빛이 돈다.

지름이 10~15㎜의 검은 홍자색 꽃은 잎 사이에서 1개가 난다.

반구형의 꽃받침은 끝이 3개로 갈라지고 난형(卵形)의 꽃덮이조각[花被片]은 끝이 뒤로 말린다.

꽃잎은 없고 12개의 수술은 2열로 배열되며 암술은 6개가 모여달린다.

열매는 장과(漿果)로 익는다.
2013.06.04일 천성산,사오정의 쉼터

 

 

 

 

 

조선시대 평민 여자의 족두리를 닮은 꽃 - 족두리풀(細辛)
학명: Asarum sieboldii
쌍떡잎식물강 쥐방울덩굴목 쥐방울덩굴과의 여러해살이풀

4월, 콩팥모양의 잎사귀가 종아리처럼 두 줄기 올라와 15cm이고,

그 샅 어름에 작은 꽃이 단 한개 돋아나는데 지름이 1cm 남짓이다.

이 작은 들꽃의 근경은 가늘고 긴 수염뿌리가 많이 나서 묘한 향기를 뿜어낸다.

뿌리가 가늘고 매운 성질을 가져서 세신(細辛:약명)이라고도 한다.

북반구의 온대와 난대에 약 100종이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변종을 제외하면 크게 족두리풀, 민족두리풀, 개족두리풀의 세 종류가 자란다.

  

『족두리풀』은 그 1cm 남짓 밖에 안 되는 꽃이 문제다.

어찌나 앙증스럽고 잔망스러운지 애가 타고 가소로워 헛웃음이 다 난다.

예쁜 아기를 보면 안아보고 어르고 싶은 충동과 질이 비슷하다.

‘족두리’는 혼례 때 귀엽기로 작심한 새색시의 머리에 쓰는 그 족두리다.

(‘꾸민족두리’에 비해 장식이 없이 검은 비단으로만 된 것을 민족두리라 하는데

역시 이파리에 아무런 무늬가 없고 밋밋한 것을 ‘민족두리풀’이라 한다.)

‘족두리 꽃’은 조선시대 혼례를 치르는 평민 여자의 검소한 족두리를 닮았다.

또 재미있는 것은 이 풀의 전초에서 보이는 ‘부모자식 간의 모습’이다.

흡사 백일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부부가 나란히 아기의 양쪽으로 앉아 있는 포즈다.

이에 비하면 세간에 전하는 족두리풀의 전설은 많이 아프다.

  

옛날 경기도 땅에 꽃님이라는 낭자가 살고 있었는데

아리따운 용모 때문에 궁궐에 뽑혀갔다가 다시 중국으로 끌려간 후

딸은 어머니를 그리다 죽고 어머니는 딸을 기다리다 죽어 함께 고향땅 뒷산에 묻힌다.

이듬해 이곳에서 묘한 꽃이 피어나는데

바로 꽃님이가 떠날 때 쓰고 간 족두리와 똑같았단다.

모두들 꽃님이의 한이 서린 꽃이라 하여 그때부터 족두리풀이라 이름부르게 되었다 한다.

‘모녀의 정’이라는 족두리풀의 꽃말은 참으로 적절하다. 

 

그러나 ‘생태’ 쪽으로 기울면 인간의 자의적인 상상은 금세 길을 잃게 된다.

족두리 꽃이 땅바닥 가까이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까닭은

꽃가루받이를 시켜줄 수분생물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족두리풀에서 풍기는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는 개미들에게 있어서는 향수와도 같아

그 유혹을 따라 꽃 속을 안방처럼 드나들게 되는 것이다.

족두리풀은 씨가 익을 무렵 ‘꽃주머니’를 먼지처럼 부수고

씨앗에 젤리 같은 달착지근한 우무질을 묻혀둔다.

이를 탐하는 개미에게 종자의 이동까지 맡기려는 전략인 것.  

개미가 이렇듯 족두리풀의 안방과 토방을 점령하고 있다면 그 지붕은 애호랑나비의 차지다.

애호랑나비는 낮고 작은 꽃에서 꿀을 얻지 못하는 대신

애벌레를 키우는 먹이로 족두리풀의 잎을 선택한다.

호랑나비과 애벌레들은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머리에서

징그럽게 생긴 냄새나는 주황색 취각을 쭉 뻗어 위협한다.

이때 흘러나오는 방어분비물은 바로 이 족두리풀의 매운 향기에서 취한 것이다.
김진수(전남들꽃연구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