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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사랑이야기-1 (첫대면-아름다운 오해)

사오정버섯 2008. 3. 6. 22:24
 
사오정의 쉼터

 

<< 백수와 만화방 아가씨 >>

 

백수의 사랑이야기-1 (첫대면-아름다운 오해)

 

 

 

===================== 첫 날 ================

 

백수 :

내가 단골로 이용하던 만화방집 주인이 바뀌었다.

어떤 삭막하게 생긴 아저씨가 가게를 보고 있었다.

저 아저씨하고 사귈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다.

 

만화방아가씨 :

드디어 꿈에 그리던 만화방을 차렸다.

만화도 보구 돈도 벌구 일석이조다.

어제 만화방을 삼촌에게 지키게 했더니

삭막한 놈들만 만화방에 와 있었다.

오늘부터 열심히 나의 이 공간을 꾸며야지.


===================== 다음날 ================

 

백수 :

도저히 만화가 보고 싶어 안되겠다.

저번에 칼맞고 떨어진 그새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미치겠다.

만화방에는 젊은 아줌마가 지키고 있었다.

그때 그 삭막한 아저씨 마누란가 부다.

나이차가 엄청 많이 나 보인다.

담에 그 아저씨하고 친해지면

젊은 마누라 얻는 법이나 배워야 겠다.

저 아줌마가 불쌍해 보였다.

 

만화방아가씨 :

생각대로 만화책보며 돈을 버니 사는 보람을 느낀다.

내일은 오디오를 설치하고 클래식음악이나 틀어야 겠다.

음악속의 독서.

생각만 해도 너무 낭만적이다.

오늘은 왠 백수같은게 불쌍한 듯이 날 쳐다봤다.

저 자식이 왠지 한권 책값으로 여러 권 보는 부륜거 같은 느낌이 왔다.

단단히 감시해야지..

 

 

 


===================== 그다음날 ================

 

백수 :

만화방에서 왠 클래식..?

저 아줌마 옛날에 다방레지였던거 같다.

그럼 그때 그 아저씨는 기둥서방인가 부다.

저 아줌마가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한권값으로 책 세권을 봤다.

오랜 경험에서 오는 빠른 동작이다.

저런 초짜 아줌마가 눈치챌리 없다.

 

만화방아가씨 :

그 백수같은 자식이 또 불쌍한 눈초리로 날 쳐다봤다.

재수없다.

뭔가 이상한 짓을 하는거 같아 보이는데 단서를 못잡겠다.


백수 :

만화방 아줌마가 음악을 들으며 꾸벅꾸벅 졸고 있다.

어찌 보면 이쁜거도 같다.

배가 고파

"아줌마! 여기 라면 하나요."

라고 말했다.

그 아줌마가 졸라 열내며

"여긴 라면 안해요... 아저씨!"

라고 대받아쳤다.

안하면 안하는거지 화는 왜 내는지 모르겠다.

어제 기둥서방한테 대들다 맞았나 부다...

신경이 날카롭다.

내가 만화방경력 10년에 라면 안끓여주는 만화방은 첨이다.


만화방아가씨 :

자꾸 졸음이 온다. 디따 심심하다.

오늘 신간 올 때까지는 할 일도 없다.

또롯또 테잎 하나 사서 틀어야겠다.

단골 백수녀석이 날 아줌마라고 놀렸다.

아직 남자 손 한번 못만져본 숫처녀한테 아줌마라니....

저녀석 졸라 밉다. 내일은 화장하고 나와야 겠다.

 

 

 


==================== 그다음날 * 4 ==============

 

백수 :

주인 아줌마가 화장을 하고 나왔다.

좀 야리꾸리해 보인다.

남편되는 사람이 잠자리를 자주 같이 안해주나 부다.

트롯트음악이 나오는걸루 봐서.

기둥서방이 제빈가 부다.

근데 왜 주인아저씨는 한번도 보이지 않는걸까..

쥐포 천원치를 구워 달랬다.

그 아줌마가 쥐포굽다가 손을 대었다.

단골집 주인이라 할 수 없이

옆 쌀집에 가 간장을 얻어다 발라주었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나?

아줌마가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만화방아가씨 :

그 단골백수가 내 이쁜 얼굴을 보더니

눈이 게슴츠레해졌다.

역시 내 미모는 감출 수 없나부다.

그 녀석이 쥐포를 구워 달랬다.

독서하면서 뭐 먹는 녀석이 낭만이 있을리 없다.

디었다. 엄청 아팠다.

그 백수녀석이 간장을 얻어다 발라주었다.

진짜 황당한 녀석이다.


===================== 그 다음날 * 5  ============

 

백수 :

앗 오늘은 그 아줌마가 없다.

그때 삭막한 아저씨가 만화방을 보고 있다.

주기를 따져 보니 한달에 한번은 집에 들어오나 부다.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때쯤 그 아줌마가 돌아왔다.

그리고 그 아저씨보고 삼촌 고맙다며 인사를 했다.

그럼 저 사람이 남편이 아닌가벼...

주인 아줌마를 썩 쳐다봤다.

외출복을 입은 그녀가 오늘따라 섹시해 보인다.


만화방아가씨 :

오늘은 한달에 한번 있는 동창 곗날이라

삼촌보고 만화방을 봐달랬다.

좀 꾸미고 친구들과 만나 재밌게 놀았다.

만화방에 돌아왔을때

그 백수녀석이 나가다 말고 나를 이상한 듯 쳐다봤다.

뽕 맞은 놈 같다.

 

 

 


================= 그담날 * 6 =====================

 

백수 :

오늘 큰맘먹고 아줌마한테

"아줌마 진짜 라면 안돼요?" 라고 물었다.

아 실은 아줌마. 아줌마 맞아요? 라고 물어봐야 했었는데...

주인아줌마가 그랬다.

"나 아줌마 아녜요. 라면도 안해요..."

신경질적인 답변이 왔다.

아줌마가 아니랜다. 기뻤다.

자세히 보니 무진장 예뻐 보였다.


만화방아가씨 :

그 백수녀석이 또 날 아줌마라고 놀렸다.

라면하구 원수진 녀석같다.

라면 안된다고 했는데 상당히 기쁜 표정을 짓는다.

경계해야 될 놈이다.


================= 그담날 * 7 =====================

 

백수 :

아침 문 여는 시간에 그녀를 보러 만화방에 갔다.

금방 밥먹다 나왔나 부다.

얼굴에 밥풀이 묻어 있다.

이제는 그 모습도 귀여워 보인다.

그래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마도 난 그녀를 좋아하기 시작했나 부다.
 

만화방아가씨 :

백수녀석이 아침부터 밥도 못먹게 들이닥쳤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날 보고 실실 쪼갠다.

단골이라 뭐라 할 수도 없는 내 신세가 처량했다.

 

 

 

 

 


================= 그담날 * 8 =============

 

백수 :

그녀가 오늘은 왠일로 치마를 입고 앉아 있다.

너무 뇌쇄적이다.

다리가 참 이쁘다.

이래선 안된다라고 마음을 달랬지만

자꾸 눈이 그녀의 다리로 간다.

앗! 치마 안쪽에 빨간 속옷이 살포시 비쳤다.

오늘밤 잠 못잘거 같다.

그녀의 빨간 팬티를 보았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가슴이 벌렁거려 만화가 눈에 들오지 않았다.


만화방아가씨 :

오늘 왠지 치마가 입고 싶어졌다.

근데 게슴츠레한 그 백수녀석 눈빛이 떠올랐다.

쪽팔리긴 하지만

고등학교때 입던 빨간 체육복을 안에 다 껴입었다.

백수 그 녀석이 만화책보다 말고 벌벌 떨면서 나갔다.

약기운이 떨어졌나 보다. 


... to be continued(계속)...

 

몇년전 인터넷을 휩쓴 유머를 재 편집해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