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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마술

사오정버섯 2008. 1. 17. 08:47

이야기가 있는 마술

 

'마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머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유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이야기입니다.

마술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마술사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이 사용해야 하는 트릭에 집중한 나머지

유머와 이야기라는 더욱 중요한 요소를 놓치고 마는거죠.

마술을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여기를 잘봐'가 되기도 합니다.

보는 사람은 '날 속이려 들어?'라는 마음으로 보게 되고

마술사는 관객의 시선에 더욱 긴장, 실수 연발.

자주 보게 되는 재미없는 마술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삽입되고 유머가 더해지면 마술사는 트릭을 쓰는게 훨씬 편해집니다.

관객의 초점이 웃음과 이야기에 맞춰지니까요.

그런데 마술의 형태에 따라 이것은 조금 다르게 적용됩니다.

스테이지 마술의 경우 이야기, 유머가 완전히 제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루젼의 경우는 당연히 이야기의 요소가 있습니다.

마술사가 직접 언급하기도 하고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이야기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됩니다.

영국의 공중파 방송 Channel4에서 2002년에 50 Greatest Magic Tricks를 방송했습니다.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마술이 그 유명한 David Copperfield의 'Death Saw'입니다.

탈출마술에 일가견이 있던 카퍼필드. 관객의 기대를 무너뜨리는 반전과 효과들.

오래된 마술이고 못 본 분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다시 봐도 대단합니다.



이렇게 스테이지 마술 중 일루전 분야에서는 이야기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제너럴 매직에서도 마찬가지구요.

그렇지만 매니퓰레이션의 경우 이야기는 완전히 제거되고

음악과 조명, 트릭, 화려한 액션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물론 색상의 연계, 음악과의 조화를 통한 흐름의 구조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죠.

2006년 FISM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은결이 가장 좋아한다는 마술사.

잘 보면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비슷한 액트도 많죠. Jason Byrne입니다.
 

 

 

 

 

제이슨 번
 
이은결이 좋아하는 마술사 중에 한명
 
그래서 그런지 의상도 흡사하고 움직임도 비슷하다
 
스테이지 부분만 편집

한편 클로즈업에서는 유머와 이야기가 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합니다.

스테이지 마술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관객과의 소통이 불완전합니다.

하지만 클로즈업의 경우 관객과 마술사의 거리가 테이블 하나 차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고 따라서 이야기와 유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집니다.

대표적인 마술사 3명만 소개하려 합니다. 먼저 Lennart Green.

클로즈업 마술사 치고는 말이 많지는 않은 편이지만 독특한 화법으로 웃음을 끌어냅니다.

이 기술은 Snap Deal 혹은 The Beam Deal이란 기술로

마술 올림픽인 FISM에서 우승할 당시 정말 카메라 트릭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정도로

창의적인 기술입니다. 초반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한 유머.

영상은 우습게도 OZ란 마술사가 운영하는 펭귄매직의 광고 영상이네요 ^^

Order Now의 압박.


두 번째로 소개할 마술사는 Magician's Magician이라 불리는 Daryl입니다.

정말 많은 렉쳐로 유명한 마술사이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마술인

Ambitious Card만으로 렉쳐를 내기도 했습니다.

끊임없이 쏟아내는 폭포수 같은 영어. 렉쳐를 봐도 정신 못차릴 정도죠.

그 말만큼이나 렉쳐도 순식간에 설명하고 지나가 버려서 꽤 난이도 높은 렉쳐로 소문나 있죠.

보시게 될 마술은 간단한 스폰지 볼 루틴입니다. 정말 간단한데..

토끼 이야기를 집어 넣어 정말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마술사! Biil Malone!

은근히 음탕한 유머를 구사하고 관객에게 소리를 치기도 하는 등

정말 독특한 캐릭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덩치, 외모 저랑 흡사하기도 하죠. -_-a

문제는 이 마술사는 왼손잡이라 렉쳐를 연구할 경우 무척 까다롭습니다. 모든게 반대니.

보시게 될 마술은 Sam the Bellhop & The 654 Club이란 루틴입니다.

짧은 이야기를 미친듯이 쏟아내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솔직히 무슨 이야기인지 정확히 파악되지도 않습니다. 영어 잘하는 분 해석 좀..

마술사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대머리 아저씨는 그 전 마술부터 계속 놀림당해왔습니다.

그래서 이 마술에서도 그 놀림은 계속되고 관객들은 좋아하죠.

마술이 끝나면 Bill Malone을 손동작과 함께 외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그리고 잘 찾아보시면 제일 아래 두 동영상의 관객 중 같은 사람이 많을거에요

그 사람들 마술 렉쳐만 보면 나오는 사람들. 단골 관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