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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Chinese trumpet creeper]

사오정버섯 2007. 8. 11. 17:15

능소화 [Chinese trumpet creeper]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능소화과의 낙엽성 덩굴식물.
 
학명  Campsis grandiflora
분류  능소화과
원산지  중국
크기  길이 10m, 잎 길이 3∼6cm


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한다. 중국이 원산지이다. 옛날에서는 능소화를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양반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지에 흡착근이 있어 벽에 붙어서 올라가고 길이가 10m에 달한다. 잎은 마주나고 홀수 1회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7∼9개로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의 바소꼴이고 길이가 3∼6cm이며 끝이 점차 뾰족해지고 가장자리에는 톱니와 더불어 털이 있다.

꽃은 6월 말∼8월 말경에 피고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5∼15개가 달린다. 꽃의 지름은 6∼8cm이고, 색은 귤색인데, 안쪽은 주황색이다. 꽃받침은 길이가 3cm이고 5개로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바소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다. 화관은 깔때기와 비슷한 종 모양이다.

수술은 4개 중 2개가 길고,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삭과이고 네모지며 2개로 갈라지고 10월에 익는다. 중부 지방 이남의 절에서 심어 왔으며 관상용으로도 심는다.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 EnCyber.com

 

2007.08.11일 사오정

 

 

능소화의 전설

 

이 꽃을 ‘구중궁궐의 꽃’이라 칭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옛날 옛날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 오지를 않았다.

빈이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빈의 자리에 오른 여인네가 어디 한 둘이었겠습니까? 그들의 시샘과 음모로 그녀는 밀리고 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 까지 기거 하게 된 빈은 그런 음모를 모르는 채 마냥 임금이 찾아 오기만을 기다렸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 내지는 영양 실조로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루어 지지 않은 채  ‘담장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 라고 한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은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 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입니다.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이지요.

아무튼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이 담장을 휘어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꽃잎의 모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 하다.

한이 많은 탓일까요, 아니면 한 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까?  꽃 모습에 반해 꽃을 따다 가지고 놀면 꽃의 충이 눈에 들어가 실명을 한다니 조심해야 합니다. 장미는 그 가시가 있어 더욱 아름답듯이 능소화는 독이 있어 더 만지고 싶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한 여름 오랫동안 눈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꽃입니다. <글 출처, 아름다운 글 中에서>

 

 

다르게 전해오는 이야기 한토막,

옛날 우리 나라에서는 이 능소화를 양반집 마당에서만 심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혹 상민의 집에서 이 나무가 발견되면 관가로 잡아가 곤장을 때려 다시는 심지 못하게 엄벌을 내렸다. 그래서 이 능소화의 별명이 양반꽃이라고 하니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이 능소화의 수려함에 비해 그리 흔히 볼 수 없는 것으로 보면 꽤 설득력이 있기도 하다.

능소화는 한자어로 능가할 능, 또는 업신여길 '능'자이고 소는 하늘 '소'자이고 보면 하늘 같은 양반을 능가하고 업신여길 것으로 염려해서일까, 지역에 따라서는 능소화 대신 금등화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능소화 꽃 필 적에
                기다린 인연 끈처럼 
                혹여, 그대가 그대 가슴에다 
                촉촉히 비를 맞고 있을 때
                시간은 녹음에 맡겨 말린 것이니

                당신아! 
                그 꽃 화두(話頭)에 걸린 날이야
                서투른 고독이 때론 가난이 될지라도
                설램을 고요히 달고 있을 땐

                언제부터인가, 
                갑사에서 만난 그대는
                얇은 치맛자락을 나부끼고
                사랑의 입김을 토하듯 서있는 거야

                어찌 이 연분은 
                그저, 향기롭거니와
                상큼함마저 깨물린 나의 맘일거나

                능소화 꽃 필 적에
                못이룬 잠을 남몰래 깊숙히 꽂고
                향기를 쑥, 흘리고 있는 그대일거니

                산자락은 어느새 희미함 속에 
                고요한 모티브로 
                사뭇, 그리고 흔들리고 있는 걸까

                사랑아! 
                꽃술에 엉킨 사연만큼 나날은
                아! 어찌도 흘리고 있는 걸까, 
                인연이란 명분아래



                시, 능소화 꽃 필 적에 / 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