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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밀키핫드(거북바위)

사오정버섯 2007. 4. 15. 21:48

          몽골 밀키핫드, 모양 그대로 거북바위

 

 

 

 

 

몽골 밀키핫드, 모양 그대로 거북바위

 

영판 바다거북이다. 어쩌면 바위가 이렇게도 실물과 닮을 수가 있을까. 밀키핫드, 우리말로 그대로 옮기면 거북바위다. 몽골의 수도 올란바타르에서 외곽으로 좀 나가면 유난히 바위가 많다. 올란바타르 공항(지금은 칭기스한 공항으로 바뀌었다)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다보면 몽골 땅은 온 천지가 밋밋한 언덕 같은 산으로 이루어진 나라임을 느낄 수 있다. 몇첫미터 상공에서도 확연히 눈에 띄는 둥그런 화산 흔적도 있지만 봄까지만 하더라도 황색의 언덕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바위들이 많다는 것은 여행을 하면서도 의외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밀키핫드를 찾아 가다보면 중간에 거북과 비슷한 바위가 하나 있음을 발견한다. 저게 거북바위냐고 물으면 관광가이드는 아마도 '저정도론 어림도 없다'는 듯이 대답할 것이다. 그 바위도 거북과 유사하지만 진짜 밀키핫드에 비해선 새발의 피 정도라는 속내가 담겼기 때문일 것이다.
 
밀키핫드는 몽골에서 유명한 관광지로 꼽힌다. 특히 신혼여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무게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저걸 들어보면 어떨까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가까이 가면 정말 그 웅장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를 담박에 느끼게 하는 그 위용 아래서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 일행은 바위 아래로 가서 일부러 거북의 가슴을 밀어올려봤다. 딴 뜻이 있었겠나. 그저 사진 한 방 찍으려 폼 좀 잡은 것이지. 오치랄르나 덜궁도 같은 자세를 취하면서 즐거워하였다. 그게 재미있어보였는지 담비(담딘후의 애칭)도 오트왈 체첵도 함께 바위를 밀어올렸다. 다행인 것은 여기선 아무리 사진을 많이 찍어도 돈내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박물관이든 공룡공원이든 어딜가나 입장료의 열배에 해당하는 사진촬영료를 받는 몽골에서 마음놓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여긴 '공짜'라는 생각이 들었다.(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