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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Coreoleuciscus splendidus]

사오정버섯 2007. 3. 15. 12:55

                

 

 

                     

 

쉬리[Coreoleuciscus splendidus]

잉어과(─科 Cyprinidae)의 한반도 고유종

서남해로 흐르는 대부분의 하천과 동해안의 일부 하천 및 거제도와 남해도에 분포하며 북한의 일부 하천에도 분포한다.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한 편이다. 머리도 역시 가늘고 길며 뾰족하고, 작은 입은 주둥이 끝의 하부에 있으며, 입수염은 없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짧다. 옆줄은 완전하고 거의 직선이다. 머리의 등쪽은 갈색이고, 몸의 등쪽은 흑남색(黑藍色)이다. 옆줄이 있는 중앙부에 폭넓은 황색 세로띠가 있는데, 이것을 기준으로 하여 배쪽은 은백색이며, 등쪽은 주황색·보라색·흑남색 등으로 이어진다. 모든 지느러미에는 지느러미살을 가로지르는 흑색 무늬가 있다. 하천 상류와 중류의 물이 맑고 바닥에 자갈이나 바위가 있는 여울에서 살고 있다. 주로 수서곤충이나 그밖의 작은 동물들을 잡아 먹는다. 산란기는 5~7월로 이때가 되면 수컷은 몸 양옆에 짙은 황색의 혼인색(婚姻色)을 띠며 얕은 여울에서 무리를 짓는다. 전장 10~12㎝인 개체들은 흔히 볼 수 있으나 전장 15㎝ 이상 되는 개체는 매우 드물다.

田祥麟 글

 

이학영 (한국자생어종연구협회 회장)


동화 속의 요정처럼 아름다운 물고기가 있다. 쉬리. 이름만큼 몸 색깔도 화려하다. 몸 중앙을 가로 지르는 하늘빛 띠와 그 아래로 흐르는 영롱한 황금띠는 눈이 부실 정도다. 때때로 진보라색이나 주황색 띠를 가진 개체도 있어 그 무지개 빛 화려함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산란기에 물살 빠른 여울에서 헤엄치는 맵시는 우아한 자태로 남정네를 유혹하는 아리따운 여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 때문인지 지금도 여러 지방에서는 쉬리를 여울각시, 연애각시라는 사투리로 부르고 있다.

전세계에서 오직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종 쉬리는 잉어과 모래무지아과에 속하는 소형 담수어다. 몸길이는 10㎝ 안팎으로 가늘고 긴 체형을 지녔다. 머리 부분에는 주둥이 끝에서 아가미 덮개에 이르는 선명한 검정색 띠가 있으며 모든 지느러미에 2 ~ 3개의 앙증맞은 검은 줄무늬가 있어 화려한 몸색깔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5 ~ 6월에 주로 산란하며 그 때 수컷은 혼인색을 띠어 몸 색깔이 더욱 화려해진다. 알은 3~4일이 지나면 부화하며 몸길이는 5㎜에 이른다.

민물고기의 요정 쉬리가 사는 지역은 무척 광범위하다. 한강, 금강, 낙동강, 임진강, 섬진강, 삼척 오십천, 영산강 수계는 물론 거제도 등 일부 도서 지방에도 서식하고 있다. 2급수 이상 되는 맑은 하천과 계곡의 중상류 지역의 바위와 자갈이 많고 물 흐름이 빠른 여울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금강모치, 연준모치, 열목어, 어름치 등 냉수성 어종이 주로 서식하는 하천 상류의 1급수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이는 수질 오염으로 인해 서식지를 점점 상류 지역으로 옮겨 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혼자이기보다는 무리 지어 다니길 좋아하는 쉬리는 물에 사는 곤충이나 실지렁이 등을 즐겨 먹는다. 그러나 어항에서 기를 때는 일반 사료를 주어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어항에서 관찰해 보면 쉬리가 수질 오염과 산소 용존량에 매우 민감한 것을 알 수 있다.

맑은 물에서만 사는갈겨니, 미유기, 참종개, 꺾지 등을 함께 넣어 기를 때 쉬리는 물이 탁해지거나 산소량이 조금만 부족해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만다. 어항 속에서 2 ~ 3 마리씩 조를 짜서 움직이는 쉬리의 독특한 몸놀림은 파리 리도쇼에 등장하는 미끈한 무용수들을 떠올리게 한다.

쉬리가 살 수 있는 수질은 인공적인 여과 장치로 쉽게 만들 수 있다. 잉어, 붕어처럼 흔하지는 않지만 인공 번식 등을 통해 개체 수를 늘린다면 금붕어나 열대어 등 여타 관상어 못지않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