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이복동씨가 담은 바닷속생명체들의 신비로운모습
미디어다음 / 윤경희 프리랜서 기자
새틀편집 : 돌구름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 그 광경을 직접 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바닷속 세상은 항상 호기심의 대상이 돼왔다. 스킨스쿠버를 10년 넘게 해온 사진가 이복동(38, coly.co.kr) 씨는 많은 사람에게 바닷속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가 카메라에 담은 물고기들은 갖가지 다양한 표정들을 하고 있어 더욱 재미있다.
◐ 태어나서 카메라를 처음 보는지 놀란 눈으로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가만히 보니 ‘나, 귀여워요?’라고 물어보는 어린아이 같기도 합니다.
◐ 참 재미있게 나온 사진입니다. 곰치인데 순해 보이기도 하고 능청맞아 보이기도 하는군요. 입을 벌리고 있어서 더욱 그렇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곰치는 보기와는 다르게 사납기로 유명한 물고기랍니다.
◐ 쏠배감펭입니다. 어디를 가려고 하는 것인지 날아오를 듯 지느러미를 힘껏 펼쳤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내가 가는 길을 막았는지 ‘뭘 봐’하며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카메라를 들고 있던 내가 무서웠는지 상대를 심하게 경계하는 듯한 눈망울이 인상적이어서 찍어본 사진입니다.
◐ 숨바꼭질이라도 하는지 물고기가 풀 뒤에 숨었습니다. 그런데 뭐가 불만인지 표정은 뚱합니다. 아무리 숨어도 자기가 가진 화려한 색 때문에 쉽게 눈에 띄는 것이 불만인 것처럼 보이네요.
◐ 영화 ‘니모를 찾아서’로 유명해진 흰동가리입니다. 촬영 도중 시간이 조금 남아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흰동가리 한 마리가 보여서 찍어봤습니다.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들이밀었는데 찍어 놓고 보니 겁에 질린 것처럼 하얗게 나왔네요.
◐ 그저 조류에 흔들리고 있는 것뿐인데 제가 보기에는 무엇인가를 간절하게 애원하고 있는 손길처럼 보였습니다. 사진 속에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으로 상을 탄 적은 없지만 제 마음에 쏙 드는 작품입니다.
◐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을 자랑하는 청황베도라치입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볼 때마다 저를 웃음 짓게 만듭니다.
◐ 노랑, 검정, 하양 이 세 가지 색이 조화를 이루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열대어입니다.
◐ 땅 위에 숲처럼 마치 나무들이 무리를 지어 서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색은 나무보다 훨씬 화려하지요. 바닷속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해초들이 참 많습니다.
◐ 산호는 어린 물고기들의 좋은 놀이터 같습니다. 산호 사이사이로 다양한 물고기들이 몰려와 놀고 있습니다. 산호 사이로 숨기도 하는 것을 보니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것 같네요. 이렇게 산호 틈에서 노는 물고기들의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 보입니다
◐ 해파리와 다이버가 한 화면에 잡혔습니다. 다이버의 크기와 비교를 해보면 해파리가 얼마나 큰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해파리에게 다가가는 다이버,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하군요. 조금 어두워서 그런지 사진이 좀 경직되게 나온 것이 아쉽습니다'
◐ 빨간 산호에 붙어 있는 점박이가 바로 토끼 고둥입니다. 색이 참 예쁩니다.
◐ ‘니모’ 아빠와 ‘니모’가 나들이를 나온 것 같습니다. 물고기 가족이 함께 있는 모습이 참 정겹습니다.
◐ 대형 해파리인 노무라잎깃해파리입니다. 맹독성은 아니지만 독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너무 가까이해서는 안됩니다.
이씨는 “흔히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하면 산이나 바다의 풍경만 생각한다”며 “그러나 지상의 풍경 못지않게 바다 아래에 펼쳐진 세상의 풍경도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햇살이 내리쬐는 바닷속 풍경은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들 정도”라며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순간 넋을 잃고 그 광경을 멍하게 쳐다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씨가 가장 좋아하는 촬영 장소는 울등도다. 1년에도 수차례 수중촬영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울릉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섬들이 많고 또 바닷속에는 신기한 물고기들도 많아 갈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중 촬영을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는 성게의 눈을 찍으려고 가까이 다가갔다가 성게 가시에 찔려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위험한 것은 성게뿐만이 아니다. 순해 보이는 곰치라는 물고기는 한번 물리면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강한 이빨을 가졌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또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다를 떠다니는 해파리를 쫓아가다 보면 해파리에게 쏘일 수도 있다.
스킨스쿠버를 하는 사람 중에는 그에게 수중 촬영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스킨스쿠버를 할 줄 안다고 해서 바로 촬영을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다.
일단 수중촬영은 시간의 제약이 심하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고 또 한 번 들어가서 무작정 오래 있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사전 준비도 중요하다. 물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서 대비해 사전에 장비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이씨는 “바람이 부는 것처럼 바닷속에도 조류가 흐르는데 이 조류에 잘못 휩쓸려 깊은 바닷속으로 빨려들어가면 상당히 위험하다”며 “수중 촬영을 원하는 사람들은 먼저 스킨스쿠버 교육을 철저히 받아서 각종 상황에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이렇게 많은 고생을 하면 찍은 사진들은 많은 사람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또 각종 사진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는 등 사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씨는 “바닷속 생물들은 나를 항상 감동시킨다”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도화돔인데 도화돔의 수놈은 암놈이 낳은 알을 6주 동안 입에 넣고 부화시키는데 그동안 이 수놈은 아무것도 먹지 못해 삐쩍 말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런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더 많은 사람이 바닷속 풍경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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