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살어요/알면 좋은 상식

지천명(知天命)

사오정버섯 2007. 2. 16. 17:40

지천명(知天命)에 서서...

 

※지천명(知天命) : ①하늘의 뜻을 앎.
                          ②쉰살을 달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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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신혼때와 같은 달콤함만을
바라고 있는 남녀에게
우리 속담은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고
충고하고 있다.
사람의 사랑이 개의 사랑과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삼년이 지나고부터인데
그 속담은 기나긴 자기부인(否認)을 요구하는
그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열 살줄은 멋 모르고 살고
스무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줄은 눈 코뜰 새 없어 살고
마흔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쉰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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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철 모르는 시절부터
남녀가 맺어져 살아가는 인생길을
명확하고 실감나게 표현한 글을 보면서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나의 삶이라는 공감 때문일까?

출세를 향해 정신 없이 달리며 
지지고 볶으며 고함지르며
소 닭보듯이, 닭 소 보듯이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고
서로가 웬수 같이 지낸 날들인데
어느날 머리칼이 희끗해진 아내를 보니
불현 듯 가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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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로의 이마에 훈장처럼 새겨진
주름살이 자꾸만 보일때쯤이면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날을
용케 견디어준 아내에게
괜스리 미안해지는 맘에 헛기침하고.


이젠 지상에 머물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주름진 이마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팽팽했던 피부로도 알수 없었던
남녀의 사랑이기보다
슬픔이랄까,
허무함이랄까...
그런것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나는 무엇을 향해 달려왔던가?
무엇을 얻기위해 달려왔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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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무엇이 그리도 급해서
바람부는 날이면
맞바람을 맞으며 달려가고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미친 듯이 빗속을 질주했었다.

나이가 들면 마음도 함께
늙어 버리는 줄 알았는데
겨울의 스산한 바람에도
온몸엔 소름이 돋고
시간의 지배를 받는 육체는
그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늙어가지만
내속의 또하나의 나는
새로운 가지처럼 어디론가
새로운 세계를 향해서
자꾸자꾸 달려가고 싶어한다.
늙어 버린 육신에게 소망을 걸어보는
마지막 몸부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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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말하고 싶지 않은 나이.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확인하고 싶지 않은 나이.
체념도 포기도 안되는 나이.
나라는 존재가
철저하게 무시 되어버린 지난 시간속에
나도 모르게 여기까지 와버린 나이.

피하에 축적되어있는
지방질과
머리 속에 정체되어
새로워지지 않는 낡은 지성은
나를 점점 더 무기력하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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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한줄 알았는데
지나간 날이 너무 허망하게느껴지고
내 남은 날이 아까운 맘이드는것은

잠시 묻어둔 욕망의 화톳불에
다시 충동의 바람이 닿는 탓인가?

하던 일 접어두고
무작정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대한 느낌은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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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을 불혹의 나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자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거라고
젊은 날 내안의 파도를
그 출렁거림을 애써 잠재우고 싶었기에....

사십만 넘으면
더 이상의 감정의 소모 따위에
휘청 거리며
살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었는데...
이제 오십을 훌쩍넘어
한살 한살 세월이 물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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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빛깔도 형체도
알 수 없는 색깔로 나를 물들이고,
갈수록 내 안의 숨겨진 욕망의 파도는
더욱 거센 물살을 일으키고
처참히 부서져 깨어질 줄 알면서도
여전히 바람의 유혹엔
더 없이 무력하기만 한데...

잘 훈련 되어진
정숙함을 가장한
불완전한 위선의 삶의 자세일 뿐.
이제서야 어떤 유혹에든
가장 약한 나이가
오십대임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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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더없이 푸른 하늘도....
회색 빛 높이
떠 흘러가는 쪽빛 구름도...
창가에 투명하게 비치는 햇살도...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코 끝의 라일락 향기도...
그 모두가 다 감각적인
끝 없는 내 마음의 반란.

현실속에서 나를 타협시키고
꺽기싫은 고집은
나를 합리화 시킬 수 있는 합당한 이유를 찾아
불의를 정당화시킨다.
비만한 풍요속에서
타닥했었던 나를 발견하고서도
이제 궁핍속에서 
나를 찾는법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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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 까지도
아쉬움이 되어 버리고
결코 어떤 것에도 만족과 머무름으로
남을 수 없는
슬픔으로 남는 나이
지천명(知天命).

이제 나는 꿈을 먹고 사는게 아니라
돌아갈곳을 생각하면서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사는게 아니라
진정 나를 사랑한 자가
과연 누구인가를 발견하는
지천명(知天命)으로 살고싶다.
진정한 하늘의 뜻을 발견하고
돌아갈 곳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어느날 오후 지천명에 서서...

※지천명(知天命) : ①하늘의 뜻을 앎.
                          ②쉰살을 달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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