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와 새와 사람이 나누어 먹는 칠게
오마이뉴스 / 김준(mountkj) 기자
▲ 두 발을 든 칠게1 ⓒ2005 김준
▲ 두발을 든 칠게2 ⓒ2005 김준
특히 먼길을 이동해야 하는 도요새의 좋은 먹이감이다.
특히 뒷부리도요는 칠게를 잡아 물에 잘 씻고 다리도 떼어 내고 먹는다. 아무래도 칠게를 가장 좋아하는 놈은 낙지인 것 같다.
야행성이 낙지는 밤에 칠게를 잡아먹는다.
낙지주낙, 낙지통발 등에 칠게를 먹잇감을 넣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전남 무안의 복길, 구로, 월두마을 등은 수백 척의 배들이 칠게를 미끼로 한 낙지주낙 채배를 하고 나가 낙지를 잡는다.
인간들만 입맛이 있는 것이 아니다. 새도, 낙지도 모두 칠게가 맛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새만금 갯벌의 어민들은 칠게를 '칙게'라고 부른다. 지역에 따라 서렁게, 화랑게, 활게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 칠게 ⓒ2004 김준
칠게가 어민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낙지통발이나 낙지주낙 등의 미끼로 칠게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서남해안의 간척과 매립이 된 갯벌들이 칠게의 서식지였고 낙지의 산지였다.
이렇게 칠게와 낙지의 서식지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좀 더 깊은 곳에 낙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주낙과 통발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시작하였고, 칠게는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늘어나는 수요에 맞게 공급을 할 수 없는 환경에 직면한 것이다.
▲ 조그만 움직임에도 칠게는 구멍 속으로 숨는다
▲ 집게발이 큰 숫놈칠게와 작은 암놈칠게 ⓒ2004 김준
지금 새만금 갯벌에서 잡히는 고기는 숭어뿐이라고 한다.
꽃게철에 꽃게 잡고, 주꾸미철에 주꾸미잡고, 그물을 놓는 대로 안 잡히는 것이 없었다는 그곳에서 어부로 살기 어려워지자 눈길도 주지 않았던 칠게에 욕심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자본과 노동능력에 따라 선택해서 잡는 어민들이 이제 모두 칠게나 숭어잡이에 몰리고 있다.
변화된 바다생태에 따라 갑자기 꽃게가 많이 나오면 모두 꽃게잡이 어민이 된다.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싹쓸이 하는 것이다.
▲ 칠게의 사랑나누기
▲ 갯벌에 칠게들 ⓒ2005 김준
뿐만 아니라 개조한 작은 가두리 그물을 만들어 칠게를 잡기 시작했다.
이러한 칠게잡이 어구가 등장하기 전에는 갈쿠리를 이용해 칠게 구멍을 파서 칠게를 잡았었다. 특히 플라스틱 파이프는 2002년부터 새만금 갯벌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갯벌이 기능을 상실하기 시작한 부안의 불등, 돈지 등에서 나타나기 시작해서 2003년과 2004년에는 계화도 갯벌을 비롯해 김제의 거전갯벌에 깔리기 시작했다.
2004년도 말에는 4공구가 막히면서 모래갯벌이 펄갯벌로 변하기 시작한 내초도 갯벌에도 플라스틱 홈통이 깔리기 시작했고, 하제갯벌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갯벌을 덮었다.
▲ 칠게를 잡는 플라스틱 파이프
▲ 칠게잡는 어민 ⓒ2005 김준
하지만 지난 7일 그곳을 방문했을 때 갯벌에 미리 자리를 잡아 놓으려는지 플라스틱 파이프들이 홈통도 파지 않는 상태로 묻혀 있었다.
주민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하제마을 어민들 중 작년에 칠게잡이로 2천만 원을 벌었네, 3천만 원을 벌었네 하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너도 나도 하제갯벌이 칠게 잡이 플라스틱 파이프를 묻고 있다는 것이다
▲ 칠게를 잡아 운반하는 어민 ⓒ2005 김준
▲ 홈통으로 포획된 칠게 ⓒ2004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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